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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ya/도전&모험

[지리산종주] 2일차 인생수련(人生修鍊)





[지리산종주] 2화 인생수련(人生修鍊)




 1일차가 지금 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10월3일 저녘9~10시에 기차를 타고 출발해서 2012년 10월4일 새벽이 되었기 떄문에 기록상 2일차 표시한다.

 

 스마트폰,소셜네트워크 등 항시 인터넷에 접속 해 있던나에게 그런 모든 것을 강제적으로 차단 시키고 자연속에 맞이 하는 아침은 정말 많은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누가 강제로 시켜도 하기 힘든것을 스스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견 대견스럽기 까지 하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단단히 추스리고 산행에 나선다.





재미있는 점은 중간중간에 '곰'이 나타날 수 있다는 표지였다. 일반 산이 아니라 그야말로 '지리산'이 얼마나

자연에 가깝게 방치되어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계속 가다보면, 이렇게 번개에 맞은 나무도 보인다. 평소 같으면 별로 대수롭지 않게 봤을 나무 이지만

산속에서 먹고 자고 있는 나에게는 이런 미묘한 것 까지 관심있게 지켜보게 된다.







중간중간에 사진 촬영과 영상촬영을 병행해서 했다. 이런 멋진 풍경과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은 

크나큰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 있어서도 중요한 자료이니 말이다.





지리산의 꽃은 일반꽃과 똑같이 생겼다. 하지만 지리산 이라는 이점이 많이 다르게 보인다.

공기가 굉장히 많고 꺠끗해서 이런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안정되고 맑은공기로 인해 폐속까지 청량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지리산샘물은, 대피소마다 하나씩 있었고 산중간중간 에도 있었다. 지리산의 정기를 흡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먹고 물통에 담아놓기로 하였다.





제대로 못씻고 하루종일 땀흘리고 그러다보니... 인증샷은 찍긴 찍었는데 몰골이... 벌써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



컴퓨터만 하던 내게 다리에 압박이 점점 심해져 간다.. 

이런 상태로 불현듯 도중에 포기하게 될 것같아 두려운 감정이 밀려왔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모자를 푹눌러쓴 어떤 남성이랑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묘한 경쟁이 시작 되었다.

대피소 근처에는 길이 잘정비 되어 있는데 반해, 많은 산길은 대부분 가파르기도 하고 혼자만 지나갈 수 있는

좁은길도 많았다. 그래서 묘하게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괜히 남자로서 자존심 같은 것이 있는지, 체력이 딸린것을 보여주기 싫어서 먼저 가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쉬고 싶을떄는 이렇게 사진찍으면서 쉬는것이 아닌척(?) 하는 모습으로 나를 지나쳐 가게 했다.

그러나 그 남자로 조금가다가 나랑 비슷한 행위(?)를 했고 그렇게 추적자와 도망자 같은 관계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서로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말하기는 힘들고 그렇게 암묵적으로 쫒고 쫒기는 관계가 그래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생각날때 자신을 추스르고 목표를 향해 전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등산은 인생수련(人生修鍊) 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인생의 이치를 배우는 과정 이라고 생각한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법


가파른길로 가면 빨리 도착하고, 평탄한길로 가면 천천히 도착하며, 경쟁도 있고 호의도 있으며 

웃음과 눈물, 고통과 행복이 존재하는 곳 그것은 인생이며, 바로 등산이라고 말이다.




울창한 자연을 벗삼아 힘든 다리에 기합을 넣어주고 화이팅 넘치게 출발했다.

그남자(?)도 화이팅 넘치게 쫒아 왔다.ㅎㅎㅎ 그런데 후드티 복장이 어디서 많이 본것 같다...

어디서 봤더라...?






그것은 바로 인터넷에서 유명한 '숫가락살인마'의 모습 이었다...ㄷㄷ;;

안그래도 지금 사람이 별로 없는 길에 둘이 있으니 더욱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혹시 숟가락살인마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영상첨부 





속도를 더욱 높여만 가고 그러다 보니, 물병에 물이 바닥이 나기 시작했다..

정말 힘들었다. 체력분배에 실패하고 나서 물조절까지 엉망이 되고 나니 배고픔증상 까지 동반되며 잠시 바위위에 누웠다.





이것이 마지막 생명수(生命水)의 모습... 정말이지 한모금도 안남았다.. 

내가 기대 할 수 있는 것은 2가지 였다. 그 숫가락살인마 코스츔을 한 아저씨와 협상(?)을 해서 식량을 조달하거나,아니면 있는 힘을 끌어모아 다음 대피소까지 전진 이었다.


일단 지금은 힘드니 바위에 누워서 쉬었다. 그런데 20분이 지나도록 아저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막상 필요할떄는 안보이니 짜증이 났고 이런 나의 모습에 헛웃음이 나왔다.


힘든 한계에 부딪히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된다고 하던데 지금 그런 상황이 닥치니 나에 대해서 진지하게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문득 '배트맨비긴즈' 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다리가 다쳤다고? 중요한건 의지야!

행동하려는 의지. 어서 일어나!"



결국 쓰러졌을 때 남의 도움을 받기를 기대 하는 것 보다 빠른 것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킨다.



그런 앎을 얻음 으로써 나머지 물은 먹지 않고 다시 정신 차리고 일어선다. 오르막을 오르막 이라고

생각 하지 않고 그냥 '걷는다' 라는 것... 그 이외에는 아무 생각을 안하기로 했다. 


달팽이가 자신의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꺠닫고 앞으로 남은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 할 수 있게 된다면?

무척 고통 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느리다고 생각하지 않고, 가야할 길을 빨리 제촉하지 않으며 자신의 걸음걸이로 

목적지 까지 끝까지 간다는 것 그것이 더 소중하다.




하나 둘씩, 오르막과 내리막의 장애물들을 거치며 걷다보니 사막의 오아시스요, 산악의 천국인

'대피소' 가 눈에 보였다.대피소는 잠을 청할 수도 있고 간단한 요기거리를 팔 고 있기

 때문에 체력회복에 아주 탁월한 장소였다.





음료수와 황도등 여러가지 음식을 먹으며 다리도 풀고 체력을 회복했다. 언제 힘들었냐는 듯 

적절한 휴식은 몸의 보약과도 같았다.




음식을 먹고 있는데 다람쥐가 나타났다.. 나의 음식을 탐내고 있는 모습..

다람쥐를 이렇게 가까이서 오랫동안 본적이 있었던가 싶다.





산행도중에 만난 '한옥을 만드신다는 분' 

이분과의  동행이 지리산종주에 큰힘이 되었다.

형제봉은 담력이 센 사람들만 올라가는데 한옥을 짓는 분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서 나도 올라가보았는데 밑에 내려다 보는 순간 깜짝놀랐다.. 바로 낭떨어지 였기 떄문이다.




뒤에 보이는 산맥이 어마어마 하게 느껴진다. 지나온거리 와 가야할 거리모두 상당히 많다.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해서 맛깔나는 라면을 먹는다. 이떄가 가장 행복하다. 동행한분과 같이 벗삼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산행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 내가 어제부터 잠을 안자고 계속 걸었기 떄문에

다리가 후들거려서 산행 경험이 많은 그분에 비해서 많이 부족 하다는 것을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