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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ya/도전&모험

[지리산종주] 1일차 진짜가 되고 싶은 애송이





[지리산종주] 1일차 진짜가 되고 싶은 애송이



안녕하세요. 파크야 입니다.

2012년 10월에 갔었던 지리산종주 다시 조금씩 써볼까 합니다. 그래도 소중한 추억인데 블로거로서 추억을

저장 시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겠지요?


자 ~! 그러면 출발 해 보실까요?






0과 1로 이루어진 컴퓨터 세계에서 있다보면,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 산악생활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 보고 강해져 보고 싶어 스스로 한계에 도전을 한다.


이제 조금후면 기차를 타고 떠난다.

최종 목적지인 '천왕봉'까지 종주 예상시간은 3일정도..


체력이 먼저 무너질까? 정신이 먼저 무너질까?

나는 얼마만큼 버텨낼 수 있을까, 그것을 측정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게임이 곧 시작된다..


언제나 그렇듯 두렵고 고생스럽지만 용기를 낸 나의 선택이 훗날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도움을

줄거라도 믿는다..


매번 도전을 할 떄 마다 그렇지만 긴장이 된다. 두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며 혹여 무슨 사고라도 

나지 않을지 걱정도 된다. 그래서 도전하기 몇일전 부터 이미 정신은 모험에 동기화 가 되는 것 같다.


모든짐을 꾸리고 드디어 집을 나선다.





저녘에 출발하는 거였기 떄문에 오늘밤 잠은 기차에서 조금자고 바로 산행에 나서야 한다.

예상수면시간 : 2시간 ~ 3시간


용산역에서 기차로 10시 넘어서 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선다.

그러면서 나에게 영감을 준 시 한편을 떠올린다.





광야에서 길을 잃고 어린아이처럼 겁에 질려 있을 때

죽음이 그대의 눈동자를 그윽이 들여다보고 있을 때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사로잡혀 있을 때

원칙대로라면 지체 없이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그리고 죽어 버려야 한다.


하지만 용기를 가진 자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싸우라고 말한다.

스스로를 소멸시키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굶주림과 비탄에 잠겨, 아, 한 방에 날려 버리기란 쉬운 일이다.

힘든 것은 아침 식사로 지옥을 삼키는 일이나니.


그대는 게임에 지쳐 버렸다.

"자, 보아라, 얼마나 수치스러운가."


그대는 젊고 용감하고 총명하지만, 

나는 그대가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있는 힘을 다해 일어나 싸워라.

하루의 싸움을 승리로 이끌어 주는 것은 오직 근면밖에 없으니,

겁쟁이가 되어서는 안 될 일.

용기를 내라. 그만두기는 쉬운 일이다.

힘든 것은 턱을 빳빳이 치켜드는 일이나니.


싸움에 졌을 떄 눈물을 흘리기란 아주 쉬운 일이다 - 그리고 죽는 것도.

변절자가 되어 바닥을 기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을 떄조차 싸우고,싸우고 또 싸워라. 그것이야말로 최상의 전리품.


설령 그대가 난파하는 배에서 탈출한다 할지라도 모든 것은 부서셔 사라지고 말 테니,

까짓 것, 한 번 더해 보는 거다 - 죽기는 쉬운 일이 아닌가.

힘든 것은 계속해서 살아가는 일이나니.


-로버트W 서비스-




용산역 으로 가는동안 이 시간에 등산복을 입은 젊은층은 한명도 못봤다 간혹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 

몇몇은 눈에 띄었지만 말이다.



용산역에 도착후 기차를 타기 위해 기차역으로 갔다.

전철은 거의 매일 타지만, 기차는 정말 수년만에 처음 타는 거 였기 떄문에 약간 긴장 되었다.


기차가 오기전 까지 가족,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주었다.

혼자 가는 것이니 만큼 불의 사고에 신고를 해줄 수 있는 것은 역시 지인들 밖에 없기 떄문이다.



마침내 기차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해리포터가 호그와트로 갈때의 느낌이 이럴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며 올라탔다.


그리고 자리로 이동했는데 전철은 마주보면서 앉는 구조 라면, 기차는 4인용 의자를 제외 하고는

버스와 같은 나란히 앞을 보면서 가는 디자인 이다.


내옆에는 뚱뚱한남성 분이 앉아 있었는데 옆에 타기 비좁았다.

그렇게 기차가 출발하고, 나는 집에서 가져온 책을 읽기 시작했다.


밤 11시가 넘어가고 , 12시...새벽1시... 모두 다 잠에 들고 기차등도 이들을 위해 밝기가 좀 약해졌다.

독서도 좋지만 지금 안자면 하루종일 걷는데 체력에 지장이 생길까봐 잠을 청하지만

기차가 한번에 가는것도 아니고 한30분가량 가다 멈추고 또 30분가량 멈추고 하면서 기차플랫폼 마다

정차하며 손님을 받는다.


문제는 내옆에 앉는 승객이 창밖쪽이라서 내옆을 지나가야 하는데 자꾸 바뀌니까 제대로 잠을

잘 수 가 없어서 불편했다.


방해없이 자도 2~3시간 수면인데 불구하고 이날 잠은 자는듯 마는듯 하며 도착하였다.

도착해서 내리니 이미 지리산행을 목표로 하는 등산객들이 많았다.




도착해서 택시들이 서있는곳을 통과하면 바로 앞에 버스가 있다.

빨리 안타면 서서 가야하거나 또는 택시를 비싼 요금을 주고 타야 하기 때문에 빨리 뛰었다.


다행이 세이프~ㅋ


모두들 허겁지겁 하나 둘 올라탔다.

그리고 출발... 이떄 기차에서 못잤던 잠을 그나마 편하게 잠시라도 잘 수 있어서 행복했다.

40분 정도 더 들어가야 했기 떄문에 중간에 한번 내려서 화장실 갈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이미 이떄부터가 2일차라고 할 수 있었다.

1일차라고 하면, 10월 3일 어제였고, 오늘은 10월 4일 이기 떄문에 2일차 이기도 하다.)


내려서 보니까 버스정류장 이었는데 새벽 3시 26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버스에 다시 올라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니 새벽 거의 4시가 넘고 등산객들은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도

있고 단체사진을 찍기도 하고 모두 다 팀들이 있는데 나는 혼자 있고 하니 그들 뒤를 따라서 가기로 했다 ㅎㅎ


밤에 이렇게 산길을 걷는다는 게 이색적이다. 마침 공포체험 이라도 하는 것 같은 묘한 산행 이었다.

그러다가 두 갈래 길이 나왔다. 


왼쪽은 사람들이 아무도 가지 않는 빙 돌아서 가는 길 vs 사람들이 많이 가는 빠르지만 가파른길 


나는 선택해야 했다. 사람들 따라서 가면 안무섭고 좋을 것 같지만 왠지 모르게 내 몸은 왼쪽을 

가기를 원하는 것 같았다.


사람들 뒤 따라 다니는 것은 무언가 내 체질상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그리하여 결국 왼쪽길을 택했고 걸은지 3분도 안되어 후회가 되었다.;;;





헤드랜턴에만 의지한채 산속에 혼자 걷는 기분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정도로 고요했고, 우측길을

선택한 사람들의 불빛이 그리워졌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계속 걷다보니 어느순간 왼쪽과 오른쪽 길이 합쳐졌다.. 괜시레 사람들이 반가웠고 어느새 노고단대피소 에

도착했다.



 

대피소가 이렇게 생겼구나.. 하고 신기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취사장과 화장실 그리고 대피소 안에는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지리산은 국립공원 이기 떄문에 텐츠를 치고 야영을 하거나 쓰레기를 버려도 안되며 심지어 치약을 사용해서

양치를 해도 안된다.. (여행 내내 가그린만 했다.)


취사장으로 이동해서 가져온 식량을 꺼냈다.. 아 벌써부터 배가 고프다..




전투식량이 요새는 이렇게도 나온다는 것을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 처음 알았다.

정말 배고프면 맛있는 라면... 그런데 이떄는 몰랐다.. 삼시세끼 라면을 계속 먹으면 이것도 얼마나 질리는지를 ;;;





여성등산객분이 대피소 앞에 서계셔서 부탁을 드려서 기념촬영을 했다..

혼자 여행갈떄 사진찍는 것이 불편해서 삼각대를 이용해야 하지만, 이번에 챙겨오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찍기로 했다. 그러면서 낯선 사람에게 말도 걸고 나쁘지 않을 것 같았기 떄문이다.


어느새 날은 밝아오고 힘찬 출발을 했다. 지팡이의 소중함이 느껴졌다.






어느새 해는 떠오르고 가야할 길은 많이 남았다.



지리산이 좋은점은, 등반길이 만들어진 곳이 많다는 점이다. 물론 모두 이런길만 있는것은 아니었다..



특히나 표지판이 마음에 들었다. 현재의 위치가 어디인지, 또한 어디로 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이정표는

헤메는 사람을 많이 줄여 주었다.




주변에는 산만 보이는 그런 세상에 들어가 본적이 있는가? 자연앞에서 나는 '진짜'가 되고싶은 한명의 애송이에

불과하다. 비록 그런 애송이 일지라도 마음만은 진짜가 되길 원했다. 



나의 목적지 '천왕봉'이 보인다. 지리산종주는 다양한 코스가 있지만 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로 이동

하기로 했다.



온천지가 산맥으로 뒤덮인 지리산일대



저멀리 보이는 산맥과 구름.. 저것은 강이 아닌 구름 이었다 ㄷㄷㄷ;;




앞으로 가야할길이 굉장히 멀다.. 종주라는 것이 산맥에서 산맥을 찍으면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오르막과 내리막 이 있을터 였고 그것은 인생과도 같다고 생각한다.